제18회 서울 ODA 국제회의로 본 개발재원 파트너십과 NGO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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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5-10-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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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제18회 서울 ODA 국제회의로 본 개발재원 파트너십과 NGO의 역할
작성자: 황혜진 (지파운데이션 사회적협동조합 해외사업팀 간사)
회의 개요
2007년 첫 개최 이후 매년 이어져 온 서울 ODA 국제회의(Seoul ODA Conference)는 개발협력 분야의 다양한 주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국제 협력 플랫폼으로 올해로 제18회를 맞았다. 2025년 9월 29일 서울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개발재원 파트너십: 미래를 위한 논의(Development Finance Partnership: Dialogue for the Future)」를 주제로, 외교부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공동 주최하였다.
정부기관, 국제기구, 학계, 민간기업, 비정부기구(NGO), 정부초청 개발도상국 연수생, 개발협력 봉사단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했으며, 지파운데이션 해외사업팀은 현장 참석을 통해 국제개발협력의 최신 동향과 NGO의 역할 확대 가능성을 살폈다.
행사장 전경 및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 환영사 | 사진 출처: 지파운데이션
회의는 장원상 KOICA 이사장의 개회사,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의 환영사, 카르스텐 스타우어(OECD 개발원조위원회, DAC 의장)의 기조연설로 시작되었다. 이후 ▲제4차 개발재원총회(FfD4) 결과와 한국의 기여, ▲개발재원과 파트너십 – 동원, 연계, 조정의 전략, ▲효과적인 개발협력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GPEDC) 원칙으로 본 개발재원 거버넌스의 미래를 주제로 세 개의 세션이 진행되었으며, 관련 논의는 2025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 포럼(Busan Global Partnership Forum)으로 이어졌다.
제18회 서울 ODA 국제회의 주요 논의
이번 회의는 공여국 중심의 전통적 원조 체계(ODA)가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국제개발협력의 효과성(Effectiveness)·포용성(Inclusiveness)·책임성(Accountability)을 중심으로 한 다자협력 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변화의 흐름은 2011년 부산에서 개최된 개발효과성 고위급 포럼(4th High-Level Forum on Aid Effectiveness)에서 채택된 부산 파트너십 합의문(Busan Partnership Agreement)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합의를 계기로 2012년 출범한 GPEDC(효과적인 개발협력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는 ▲수원국 주도(Ownership) ▲성과 중심(Results Focus) ▲포용적 파트너십(Inclusive Partnership) ▲상호책임성(Mutual Accountability)의 네 가지 원칙을 제시하며 국제개발 거버넌스의 핵심 틀을 마련했다.
Oliver Schwank UN DESA 지속가능발전재원국 정책분석 과장 세션 발표 | 사진 출처: 지파운데이션
이후 2025년 7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4차 개발재원총회(FfD4)는 이러한 GPEDC 원칙을 토대로 국가별 재원 조달 구조(INFF)와 투명한 통계체계(TOSSD) 등 ‘재정·거버넌스 차원의 실행 프레임워크’를 구체화한 회의였다. 세비야 회의에서 제시된 국제개발금융의 개혁 방향은 ‘세비야 약속(Compromiso de Sevilla)’에 문서화되었으며, 이번 제18차 서울 국제 ODA 회의에서는 이에 참여한 주요 인사들이 다시 모여 세비야 약속의 이행을 국제사회의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갈 방안을 모색했다. 세션별 논의에서는 ‘세비야 약속’의 실행을 촉구하고, 민간재원의 중요성을 재확인했으며, 재정적 위기에 직면한 국제개발협력 환경 속에서 다자간 파트너십의 필요성과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NGO의 기회와 역할 제언
스타우어 의장은 OECD DAC가 향후 비회원국과 비국가 행위자(non-state actors)에게도 열린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밝히며, 정부·시민사회·민간 부문이 함께 참여하는 포용적 거버넌스(inclusive governanc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초청 패널의 상당수가 정부 및 공공기관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점은, 시민사회가 정책 형성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아직 미흡함을 보여주었다. 이는 향후 국제개발 거버넌스 전반에서 NGO의 참여 보장과 시민사회 역량 강화를 위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Casten Staur OECD DAC 의장 기조연설 | 사진 출처: 지파운데이션
이번 회의는 정부 및 공공기관 중심으로 진행되었지만, 동시에 NGO가 국제개발 정책 논의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제 NGO는 단순히 사업을 수행하는 ‘실행 주체’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의 경험과 데이터를 정책 논의로 연결하는 지식 생산자이자 이해관계자를 잇는 촉매자로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국제 포럼 및 다자 협의체(GPEDC, OECD DAC, UNDP INFF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NGO는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국제개발정책이 실제 수혜자의 필요와 지역적 맥락을 반영하도록 기여할 수 있다.
지파운데이션의 다채널 접근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추어 지파운데이션은 다원적 개발재원 동원(Multi-Channel Development Financing) 모델을 구축해오고 있다.
국내 기부금과 공공기금 사업 외에도, 미국법인을 통한 해외 모금 및 국제 그랜트 확보에 도전하고 있으며, 사회적기업 활동을 통한 자생적 재원 확보를 병행해 지속가능한 NGO 모델로 성장하고자 한다. 이는 앞서 소개한 FfD4와 GPEDC가 강조한 다양한 주체의 참여(Multi-Stakeholder Involvement)와 재원 다각화(Financial Diversification) 방향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지파운데이션의 다채널 모금 모델은 다음과 같다.
- 온라인·오프라인 모금 캠페인과 국내·해외 그랜트 연계를 통한 안정적 재원 확보
- 에티오피아 커피 사업을 통한 생산자 지원 및 윤리적 소비 촉진
- 아프리카 공정여행 개발을 통한 지역사회 자립 기반 강화
- 오프라인 나눔가게 및 온라인몰 운영을 통한 기부물품 판매와 수익 재투자 구조 구축
이러한 모델은 단순한 모금 활동을 넘어, 공공·민간·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포용적 개발재원 구조를 실현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파운데이션은 국내외 지원사업 사례의 체계적 아카이빙을 강화하고, 국제개발 포럼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며, 국내외 대학 및 정부초청 장학생 네트워크, 개도국 현지 대학과의 협력체계를 통해 학문–실무 연계형 국제협력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시도는 NGO가 단순한 원조 집행기관을 넘어, 지속가능한 자원동원과 다자협력의 중심 주체로 성장하는 지파운데이션의 비전을 반영한다.
국제개발의 새로운 시대는 협력과 참여, 그리고 공유된 책임 위에서 성장하고 있다. 정부와 다자기구가 제도 개혁과 거버넌스 혁신을 추진하는 동안, NGO는 현장성과 민첩성을 무기로 정책과 실천을 연결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할 수 있다.
지파운데이션은 앞으로도 다자기금, 학계, 민간부문과의 협력을 확장하고, 사례 기반 학습(Case-Based Learning)과 아카이브를 통해 현장의 지식이 정책으로 이어지는 ‘국제협력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