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 비전트립 #1] 도움을 받던 청년에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건네는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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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6-09-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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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도움과 응원 속에서 성장해 온 청년이
이번에는 지구 반대편 도움이 필요한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나누게 된다면
그 경험은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요?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7일까지,
지파운데이션은 자립준비청년 5명과 함께
에티오피아와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하는
‘자립준비청년 비전트립’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비전트립은
청년들이 새로운 나라와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삶과 세상을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경험’과 ‘나눔’을 함께 담은 여정으로 준비했습니다.
그 첫 번째 나눔의 현장은
에티오피아 세베타 지역에 위치한
하루질라 학교였습니다.
지파운데이션과는 위생시설 사업으로
함께 해 온 연이 있는 학교입니다:)
# 아프리카의 어둠 속 준비한 위생용품 키트
첫날 저녁식사 후 숙소에 돌아와 다음 날 학교에서 사용할
위생용품 키트를 직접 포장하려 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숙소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불이 다시 들어오기를 기다릴 수도 있었지만,
참가자들은 휴대전화 불빛과
주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조명을 켜고
하던 일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칫솔과 치약, 비누, 기업 봉사자들과 함께
만들어주신 지지솝 등
아이들의 일상에서 꼭 필요한 위생용품을
하나씩 챙겨 총 120개의 키트를 완성했고,
물품을 하나씩 정리하고 빠진 것은 없는지 확인하며
내일 만나게 될 하루질라 학교 아이들을 떠올리고,
‘아이들이 좋아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선물을 받고 기뻐할 아이들을 향한 마음을 담아 포장했습니다.
밝은 조명 아래에서 준비했다면
조금 더 편하고 빠르게 끝낼 수 있었겠지만,
어두운 숙소에서 서로의 불빛을 모아
하나씩 키트를 완성해 가는 시간은
아프리카를 체험하는 중요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120개의 위생용품 키트와 함께
다음 날 아침, 하루질라 학교로 향했습니다.
# 셀람! 하루질라 친구들
처음 만나는 아이들과의 인사는
조금 어색하면서도 설레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보이자마자 ‘코리아, 코리아’
리듬있게 부르면서 환영해주던 모습은
좋은 기억으로 자리했습니다.
학교에 들어오자마자 선생님들의 안내를 받아
교실과 학교 공간을 둘러보며
아이들이 어디에서 공부하고,
어떤 환경에서 하루를 보내는지 직접 살펴보았습니다.
전기가 안정적이지 않은 에티오피아이기에
교실은 낮에도 어두운 편이었고,
교과서를 아이들에게 줄 수 없어
교과서 대신 큰 천에 가르칠 내용들을 적어 벽에 걸어 놓은
교육 현장을 보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학교에서 공부하기 위해 모이는 모두에 대해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던 해외사업 현장과
직접 그 공간에 서서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실을 바라보는 경험은
분명 달랐습니다.
책상과 칠판,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아이들,
친구와 장난을 치며 웃는 모습까지.
그곳에는 우리가 멀리 떨어진 나라의
‘지원 대상’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 아이들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살아가고,친구와 웃고,
배우고 싶어 하고
자신만의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분나 세리머니
하루질라 학교에서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특별한 시간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바로 에티오피아의 전통적인 ‘분나 세리머니’였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함께 앉아 커피를 나누고,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자체가
상대방을 환영하고
관계를 만들어 가는 하나의 문화라고 합니다.
참가자들은 현지에서 준비해 준 커피와 빵을 나누며
아이들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멀리 찾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먼저 자리를 내어주고,
먹을 것을 나누고,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맞아준 것은
현지의 아이들과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명확하게 나누기 어려웠던 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것이 있었듯
아이들 역시 자신들이 가진 것을
우리에게 나누고 있었습니다.
#가장 빠르게 가까워지는 방법
분나 세리머니 이후에는
아이들과 조금 더 가까이 만나기 위한
타투 스티커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캐릭터와 그림이 담긴 스티커를 펼쳐놓자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어떤 그림을 고를지 한참 고민하는 아이,
친구가 고른 그림을 따라 고르는 아이,
손등에 완성된 그림을 바라보며
연신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까지.
처음에는 언어가 달라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조심스러웠던 자립준비청년들도
아이들이 원하는 그림을 함께 찾아주고
손등에 조심스럽게 스티커를 붙여주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습니다.
같은 말을 사용하지 않아도
눈을 맞추며 같이 웃고,
서로의 손을 내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마음이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봉사라고 하면
우리는 종종 거창한 무언가를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날 아이들과 참가자들을 연결한 것은
대단한 프로그램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그림을 좋아하는지 물어보고,
선택을 기다려주고,
예쁘게 붙여진 스티커를 보며 함께 웃는 것.
아주 작은 행동들이 모여
서로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 주었습니다.


#위생용품 키트에 담긴 마음
120개의 위생용품 키트에 담긴 마음
프로그램의 마지막에는
전날 밤 참가자들이 직접 준비한
위생용품 키트를 아이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칫솔과 치약, 비누.
한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고
매일 사용하는 익숙한 물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건강한 일상을 지키는
중요한 물품이 될 수 있었습니다.
어두운 숙소에서 휴대전화 불빛을 켜고
함께 준비했던 전날의 시간이 있었기에
아이들의 손에 키트가 하나씩 전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 달랐습니다.
어제 내가 직접 넣었던 칫솔 하나,
친구와 함께 수량을 확인했던 비누 하나가
오늘 실제 아이의 손에 들려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한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닿는 경험’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무에 함께 심은 것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갈 무렵,
학교 측의 제안으로 특별한 활동도 진행했습니다.
바로 학교에 나무를 심는 일이었습니다.
작은 묘목을 심고 흙을 덮어
나무들이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나무를 심어나갔습니다.
지금은 작은 묘목이지만
앞으로 학교에서 시간을 보낼 아이들과 함께
조금씩 자라게 될 나무였습니다.
앞으로 큰 나무가 되어 아이들의 학교에서
그늘이 되고 열매를 맺어줄 나무들을 심으며
하루질라 학교에서의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도움을 받아온 사람이,
도움을 건네는 사람이 되는 경험
자립준비청년은 보호가 종료된 이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가야 하는 과정에서
많은 선택과 책임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도움과 응원이
삶을 이어가는 중요한 힘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비전트립에서는 그동안 응원을 받아온 청년들이
잠시 위치를 바꾸어 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자신의 시간과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 되어보았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짧았지만
그날 서로 나눈 웃음과손끝으로 전한 마음은
자립준비청년들의 여행 속에 오래 남았습니다.
지파운데이션은 앞으로도
자립준비청년들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도움을 받는 사람을 넘어
다른 사람과 마음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와 연결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의 새로운 도전과
더 넓은 세상을 향한 한 걸음에
따뜻한 관심으로 함께해 주세요.
앞으로도 자립준비청년들의 비전트립 후기가
계속 이어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