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사 | 투투(Tutu)의 귀환: 잃어버린 나이지리아의 대작, 런던에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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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토리텔러 작성일18-04-10 17:02 조회7,204회 댓글0건본문
작성: 혜리
나이지리아의 화가 벤 엔원우(Ben Enwonwu)가
1974년에 그린 나이지리아 공주의 초상화가 행방불명된 지 수십 년 만에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발견됐다.
나이지리아의 상징과 같은 그림, ‘투투’
수십 년 동안 행방이 묘연해진 이후, 거의 전설 속 이야기처럼 전해지던 나이지리아 공주의 초상화가 런던 북부의 한 아파트에서 발견됐다.
나이지리아 화가 벤 엔원우가 1974년에 이페(Ife)의 공주 아데투투 아데밀루이(Adetutu Ademiluyi)를 그린 이 초상화는 ‘투투(Tutu)'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나이지리아의 상징과 같은 작품이다. 나이지리아에 가면 집집마다 벽에 걸린 ’투투‘의 포스터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나이지리아 현대미술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벤 엔원우는 총 세 장의 초상화를 그렸고, 이 세 장의 투투는 나이지리아 국가 화합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세 작품 모두 실종되어, 지금까지 행방을 두고 온갖 추측만 난무했다.
역사적 발견과도 같은 ‘투투’의 귀환
이번 투투의 발견을 두고 나이지리아의 소설가 벤 오크리(Ben Okri)는 “이번 일은 아프리카 현대 미술사에서 지난 50년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발견이며, 진품 투투의 귀환은 아주 진귀한 유물의 발견에 필적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 세계 미술계를 뒤흔들 수도 있는 이 순간을 우리 모두 기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런던 가정집에 숨어있던 투투가 드디어 세상에 나오다
이번 발견은 경매업체 본햄스(Bonhams)의 현대 아프리카 미술 담당자, 자일스 페피앳(Giles Peppiatt)이 주도하여 이루어졌다. 자일스의 말에 따르면, 그는 거의 8주에 한 번 꼴로 투투를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지만 확인해보면 언제나 예외 없이 복제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작년 말 쯤, 런던 북부에 사는 한 가족이 자일스에게, 벤 엔원우의 작품이라고 하는 그림이 있는데 와서 한번 봐 달라고 연락을 했다.
“가끔은 한줄기 희망을 갖고 어딘가로 갈 때가 있죠. 뭘 보게 될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그건 정말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찾아 헤맸던 바로 그 그림이었으니까요. 그 집에 방문해서 투투를 본 순간 ‘맙소사, 이건 정말 특별해.’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그림을 제보한 가족은 익명을 요청했다. 자일스는 그 가족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다고 기억한다. 투투는 가족의 부모님이 구매한 작품이었다. 자일스는 이렇게 덧붙였다. “가끔 이런 일이 있죠. 부모님이 어떤 물건을 사오셨는데, 왜 샀는지 이유도 모르고 그게 어떤 가치가 있는 물건인지도 모르는 겁니다. 그러다 나중에 그냥 물려받는 거죠.”
경매에 출품되는 ‘투투’, 과연 경매가는 얼마?
이번에 발견된 투투는 2월 28일 런던 본햄스에서 경매에 출품될 것이다. 본햄스의 자일스 페피앳은 “이 작품의 등장이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므로, 경매 과정은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생방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투의 예상 낙찰액은 20만 ~ 30만 파운드 (한화 약 3억 ~ 4억 5천만 원) 정도이다. 만약 경매가가 최고 예상액인 30만 파운드를 넘긴다면, 벤 엔원우 작품 경매가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게 될 것이다.
아프리카 미술, 이제는 제대로 평가받아야 할 때
벤 오크리는 곧 출간될 본햄스 잡지에 글을 기고하면서, 투투의 재발견이 아프리카 미술을 재평가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희망을 이야기했다.
“아프리카 전통 조각품들이 20세기 초창기 모더니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현대 아프리카 예술가들은 미술사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미술계에서도 현대 아프리카 미술이 세계 예술 발전에 기여한 바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당장 이런 상황을 바꿔야 합니다.”
벤 오크리는 벤 엔원우에 대해서, 나이지리아 내전이 끝나고 3년 후였던 1973년 여름, 공주는 만나 초상화를 그렸을 무렵, 그는 이미 가장 위대한 아프리카 예술가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아직 찾지 못한 나머지 두 장의 투투
벤 엔원우는 1940년대 영국 골드스미스, 러스킨 대학, 옥스퍼드, 슬레이드에서 공부했다. 그는 1956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을 때 여왕의 동상 제작을 의뢰받아 훨씬 더 유명해졌다. 그가 제작한 여왕의 동상은 현재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의회 건물 입구에 서있다. 하지만 그의 대표작으로 칭송받는 것은 역시 투투다. 투투는 1994년 그의 장례식에서 전시됐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른 두 장의 투투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