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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식의 포토에세이

다시 길을 떠나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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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파운데이션 작성일20-08-10 11:44 조회3,3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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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해지는 내 자신의 모습을 느낄 때 예기치 않은 일들이 일어난다.

며칠전 오랜 독자라는 분이 보낸 메세지는 내가 왜 사진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알려줬다.

그가 진심으로 써내려간 글을 몇번을 곱십으며 읽었다.

나도 내 자신을 꽤 많이 사랑한다고 믿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해주는 독자(팬)를 만날 때면 고개가 숙여진다.

오래전 삶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었을 때도 그랬다.

나에게 편지와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준 독자들, 

그들이 준 용기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을지 알 수 없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나에게 진심을 이야기 한다.

그 진심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하고 그 진심은 부족한 나를 채워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요즘 자꾸만 뒤를 돌아 본다.

뒤돌아 보는 숫자가 늘어갈 수록 내 자신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것을 안다.

다시 앞을 보고 가야할 때다.

나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주는 그들의 마음에 실망이라는 상처를 주고 싶지 않기에 그렇다.

 

에티오피아의 어느 작은 마을 언덕에 작은 버스가 멈춰서고 사람들이 내렸다.

무심히 그들을 바라보는데 눈물이 났다.

이 날의 석양이, 하늘 빛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 석양 빛을 등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지친 발걸음이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그들의 등을 밀어 주는 그 따뜻한 빛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나에게 힘내서 앞을 향해 가라고 등을 밀어 주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나에게 존경한다고 표하는 그 마음에 부끄럽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경의를 표한다.

 

오늘은 그냥 나를 위한 넋두리를 늘어 놓고 싶은 날이다.

 

-에티오피아에서, 지금은 청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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